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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새해의 각오를 다지는 송년회로…

 2년 만에 송년모임들이 열린다. 반가운 얼굴들과 만난다. 입들은 가렸지만 멀리서도 알아본다. 눈가에 웃음꽃이 핀다. 마스크 뒤에서 눈으로만 웃다 보니 주름들이 늘었다. 주먹 인사가 무엇이냐. 손바닥을 넓게 펼쳐 힘차게 악수한다. 무언가 울컥하는 기분이 든다. 인간은 사회적 거리를 두며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부대끼며 따뜻한 온기를 나누고 살도록 설계됐다.   팬데믹이 끝난 건 아니지만 모두 잘 버텨준 한 해였다. 한인경제도 어려운 가운데 선전했다. 한인은행들은 천문학적인 경기부양자금이 풀리면서 사상 최대 순익을 올렸고,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LA 자바시장 최대의 한인 도매상권인 샌피드로 홀세일 마트는 280여개 매장의 공실률이 제로(0)다. 팬데믹 초기 안타깝게 문을 닫았던 한인식당들도 올해는 폐점 업소가 줄어든 대신 신장개업이 두드러졌으며 변호사, 회계사, 보험전문인, 부동산 에이전트 등 전문직 종사 한인들도 늘었다.   하지만 송년회에서 많은 경제인들이 지난해보다 올해가 더 힘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정부지원은 고마웠지만 그밖에는 모두 악재였다. 인재 구하기가 이렇게 힘들지, 떠났던 직원들이 이렇게 돌아오지 않을지 몰랐다. 모든 가격이 이렇게 골고루, 이렇게 많이 오를지 예상하지 못했고 물류난은 또 이렇게 심각할지 상상조차 못했다.   송년회는 긴 세월동안 망년회로 불렸다. 망년은 ‘나이에 거리끼지 않고 허물없이 사귄 벗’을 뜻한다. 그러나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다른 의미로 쓰였다. ‘연말에 한 해를 보내며 온갖 괴로움을 잊자는 뜻으로 베푸는 모임’으로의 망년회가 일반화됐다. 일본식 한자어 표현인 망년회를 쓸 필요가 있냐고 해서 언제부터인가 송년회, 송년모임으로 순화해서 쓴다.     하지만 올해는 잊고 싶은 것이 많아 굳이 망년회를 고집하는 이들도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잊자고 과음하지 말고 미리 내년에 대비해 놓아야 할 것들이 많다.   내년 1월 1일부터 가주에서는 SB9과 SB10이 발효돼 단독주택 부지에 최대 4유닛까지 집을 지을 수 있다. 2유닛 듀플렉스 2채를 지을 건축 조건이 되면 부지의 절반만 팔 수도 있다. 조용한 주택가에 번잡한 다가구 주택이 난립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또 봉제업계를 중심으로 시간당 최저임금 지급이 의무가 된다. 지금까지는 관행에 따라 작업량에 따라 별도로 정한 급여를 줬지만 SB62 발효로 불법이 된다. 노동법 위반 시 원청업체에 연대책임도 물을 수 있어 관련 업계는 잔뜩 긴장한 상태다.   AB701도 1월 1일부터 발효되는데 요지는 물류 창고에서 근무하는 직원에 과도한 작업량을 할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물가가 오르는데 싸고 빠른 배송의 가격과 소요시간이 내년부터 늘어날 수 있다. SB331은 직장 내 모든 불법적인 차별, 괴롭힘, 보복 등 사건의 합의 동의서에 제한을 뒀다. 직원이 불법적인 처우라고 믿을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다른 사람들과 논의할 수 있다는 문구를 포함해야 한다. AB1003은 고의적 임금 체불에 대해 형사 재판을 통해 감옥까지 갈 수 있게 했다.   내년도 녹록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다. 송년모임으로 바쁜 시기지만 무얼 쥐고 새해를 시작할지 각오를 다져야 한다. 나쁜 기억이라고, 실패한 경험이라고 망년회를 하면서 기억에서 지워버리기 보다는 2022년 임인년을 맞이하는 온고지신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류정일 / 경제부 부장중앙 칼럼 송년회 새해 송년회 송년모임 세월동안 망년회 단독주택 부지

2021-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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